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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8 왜

치춘 2022. 9. 8. 01:11

https://www.youtube.com/watch?v=FVShY666x_M

요구사항만을 충족시키려고 아등바등했던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ㅋㅋ)

42를 하든, 부스트캠프를 하든 그저 '과제 통과하려고' '체크포인트 맞추려고' 중요한 건 쏙 놓치고 하루종일 코드만 치던 일이 잦다

비단 42나 부스트캠프에만 국한될 게 아니라,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남들 다 쓰니까?' '익숙하니까?' 로 어물쩡 넘긴 일이 참 많다

오늘은 유독 그러한 습관에 반성을 많이 했어서 키워드를 '왜' 로 정했다

 

42를 시작하기 전에는 질문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학업을 막 열심히 한 편도 아니라서 (...) 교수님한테 질문했던 것도 손에 꼽을 것 같다

 

모르는 것은 부끄럽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학부연구생을 진행하면서 매주 발표를 할 때에도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보단 '미숙한 나를 어떻게 잘 포장해야 교수님에게 잘 보일 수 있을지' 에 집중했었다

그러다보니 교수님과의 미팅 직전만 되면 스트레스성 배탈이.. 나기도 했고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전자공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린 주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닌가?

 

그나마 42는 질문과 리뷰가 보편화되어 '질문을 해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심어 주었고, 점차 내가 질문을 통해 쌓아온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유하면서 '지식을 나만의 단어로 표현하는 연습' 이 많이 되었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질문을 통해 지식을 얻으려는 이유' 가 '지식 공유와 학습' 보다는 '과제를 빨리 통과하기 위한 수단' 은 아니었는지 조금 돌아보게 된다

 

최근 한 카뎃분의 과제를 평가하게 되었는데, C++의 메서드나 기능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시면서 과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보다 '왜' 수행했는지 정성들여 설명해주시는 것을 보고 (실제 stl 라이브러리 내부를 직접 보여주시면서 구조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다) 굉장한 자극을 받았다

나는 블랙홀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급하게 과제를 통과하려고 놓치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분은 나와 블랙홀이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메서드를 사용했는지, 왜 이 구현체를 응용했는지' 등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메모로 정리하시고 평가에 사용하시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다

(참고로 블랙홀은 42의 HP 포인트 같은 개념이라 모두 소진하면 학업을 이어나갈 수 없다)

 

최근 들은 2~3번의 강의 (?) 에서도 개발을 함에 있어서 결과물보다는 '왜' 에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들었는데, 좋은 기회로 실제 사례를 보게 되니 신선한 충격을 받아 '왜' 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서 가시질 않았다

블로그에 작성을 할 때에도 '이 라이브러리는 언제 쓰면 이러이러해서 좋을 것 같다' 보다는 '어떻게 쓰면 이런 동작을 하더라' 에 너무 집중해서 내 생각이 많이 녹아들지 않은 것 같고... 뭔가 반성에 너무 심취해서 23시 술냄새에 절여진 2호선을 타고 귀가하면서도 술냄새보다 내 이전 행적들이 아른아른 떠오르더라

 

오늘 하루는 이렇게 반성 또 반성을 거치면서 글도 작성하고 내일부턴 학습에 집중해야지! 이러구 있지만... 내일 다시 게으른 나로 돌아와서 '히히 역시 구현이 짱이야' 이러진 않을런지 살짝 불안하기도 하다

글로 작성하면 그래도 좀 덜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내일의 나는 어떨까... 당장 내일부터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학습하긴 어렵겠지만 차츰차츰 좋은 습관을 들여 고쳐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밤마다 쪼끔씩 드는 생각을 한번 짧게라도 정리해보려고 (학습이든 일상이든 게임이든 뭐든)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는데

첫 글부터가 자기반성이라 뭔가 머쓱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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