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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짧은 생각

220911 내 생각 멋지게 녹여내기

치춘 2022. 9. 11. 00:46

https://www.youtube.com/watch?v=C8RdxCK7Uts

 

요즘은 실리카겔이라는 밴드에 빠졌다... 뮤비를 보면 이게 뭐지 싶다가도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밴드다

내 생각 멋지게 녹여내기

한때 (대학교 1~2학년때) 인터넷 커뮤니티 눈팅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라곤 하지만 기껏해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지의 이슈 모음 계정을 염탐하는 정도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많은 시간을 어찌 보면 의미없는, 영양가 없는 게시물에 허비했었다

 

이슈 모음 계정의 게시글은 대개 자극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어 조회수를 끌어모아 광고 효과를 높이려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만큼 단어 선택도 한정적이고, 때로는 갈등을 조장하는 - 장르 (?) 에 상관없이 굉장히 다양한 - 게시물이 올라오곤 했다

그 때에는 그런 게시물들을 읽으면서 같이 화내고, 열을 올리기도 했었다

이게 한두번이면 괜찮았겠지만 습관화되다 보니 생각도 단편적으로 하게 되고, 긴 글을 읽을 때 집중도 잘 안 되어서 중간까지만 읽고 포기하는 일도 많았다

사람을 대할 때도 '오롯이 나 자신만의 생각' 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만을 보고 조합된, 어찌보면 다른 매체에 의해 짜여진 생각' 으로 대하진 않았을까 우려된다

 

서두가 조금 길어졌는데 '영양가 없는 게시물' 이야기를 갑자기 하는 이유는, 대개 이러한 게시물에 '중독' 되어 버리면 오히려 고급스러운 단어와 흡입력 있는 구조로 잘 짜여진 장문의 글을 '오글거린다', '재미없다', 심지어는 '진지충' 이라는 과격하고 저급한 표현으로 일축해버리기 때문이다

당장 나만 해도 자극적인 매체를 자주 접할 때인 고등학교 ~ 대학교 초반에 진지하고 긴 글은 오글거린다는 이유로 읽기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나만의 언어로 어떠한 주제를 요약하거나 나의 생각을 표현할 때 괜스레 오글거려서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당장 어제와 그제 생각정리를 할 때도 '내가 만족하는 글😎' 보다는 '남이 읽었을 때 오글거리는 글😞' 이 될까봐 걱정했고, 슬랙에 공유할 때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약간의 '머쓱함' 을 더해 업로드했었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학습 정리 글을 작성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티스토리의 완료 버튼을 누를 때마다 '오늘도 보람차게 하나의 키워드를 학습했군 😎' 보다는 '이게 설마 잘못된 지식이면 어떡하지? 😞' 이라는 걱정에 게시글이 업로드된 후에도 두세 번씩 반복해서 읽어보게 된다

하지만 이것 또한 배움의 과정이 아닐까? 걱정하는 습관보단 오히려 남들에게 나의 미숙함을 드러내더라도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최근 다른 사람들의 글들 - 코딩 관련 글들 뿐만이 아닌, 개개인의 생각과 경험에 관련된 글들 - 을 자주 정독하게 되었는데, 특히 자신만의 단어와 문장 구조로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을 많이 배워가고 있다

나부터가 어휘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닌지라 종종 '어떠한 상황을 표현하려면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더 와닿을까?' 고민하는 데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주변에는 '어른스럽게 말하기' 를 연습하고 있다고 종종 얘기한다

어찌보면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몸담은 커뮤니티 (42서울, 부스트캠프) 모두 개발자의 - 개발자를 위한 - 개발자에 의한 - 개발자 커뮤니티이다 보니 철학적이거나 문학적인, 또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읽을 기회가 많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대학교를 다니면서 비교적 여가 시간이 많았을 시절보다 더욱 많이 읽고 있고, 더욱 많이 배우고 있다

 

종종 다른 사람들의 글들 중 인상깊었던 주제나 구절이 아지랑이처럼 머리속에 떠오르곤 한다

언젠간 나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콕 박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게시물을 쓸 수 있을까?

개발 학습도 성장의 일환이듯 많은 글을 읽고 쓰는 것도 또 다른 방향으로 성장을 이룩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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